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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암 생존자 건강증진

1차 보건의료 현장에서 암 예방과 암조기검진사업이 활성화되고 치료법이 발전하면서 최근 5년간(2011-2015년) 진단받은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7%로 증가하였습니다. 현재 암을 경험한 국민이 16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암 진단 후  5년 초과 생존한 암 환자는 전체 암 유병자의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기간 생존하는 암 생존자들이 증가하면서 암 치료 이후의 건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점차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의 경우, 6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했을 때 10명당 1명은 암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노령인구의 만성질환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암 생존자들의 장기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암 진단및 치료과정, 재발에 대한 추적관찰을 지나 장기생존에 이르기까지 암 치료여정에 따라 환자가 필요로 하는 보건의료서비스 수요에 따라 통합적인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체계적 접근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이 글에서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이루어진 연구 결과와 임상현장에서 암 생존자 장기건강 클리닉을 통해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하여 1) 2차 암위험 및 검진, 2) 건강행태 및 건강체중 관리, 3) 만성질환 관리 4) 예방접종의 4가지 건강관리 영역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2차 암위험및 검진

암 치료 이후에 암 생존자에게서 새롭게 발생하는 암을 2차 암 또는 2차 원발암이라고 합니다. 이는 원래 있었던 암이 인접 부위에서 다시 자라나는 것을 말하는 재발이나, 다른 부위로 옮겨져서 자라는 전이와는 다른 것입니다. 최근 암 치료 성적이 좋아지면서 첫 번째 암 이후에 새롭게 발생하는 2차 암을 경험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성인 암 환자 9명 중 1명에서 2차 암이 발생하며, 한국의 연구에서도 암 생존자들은 일반인에 비하여 새로운 '2차 원발암'의 발생 위험도가 비슷하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암 생존자에게 2차 암 발생 위험도가 일반인에 비해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암을 한 번 경험한 대상자는 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비만 등 나쁜 건강행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으며, 암과 관련된 유전적 소인이 내재되어 있거나 암 치료 과정 중에서 노출된 약제 및 방사선이 2차 암의 위험도를 높일 수도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 건강행태 및 건강체중 관리 

흡연은 암 생존자의 2차 암 위험만 늘리는것이 아니라 암 치료의 경과에도 나쁜 영향을 끼칩니다. 한국의 남성 암 생존자 중 흡연자는 원발암에 상관없이 흡연 관련 암이 2차 암으로 발생할 확률이 비흡연 암 생존자보다 2배 정도 높았습니다. 두경부암이나 조기폐암 환자에서도 흡연은 2차 폐암 발생을 증가시킵니다. 또한 한국에서 암 진단 전에 하루 1갑 이상 흡연을 하던 암환자는 비흡연 암 환자에 비하여 사망률이 31%나 높았습니다. 특히, 흡연력이 있는 폐암, 간암, 췌장암 환자에서는 비흡연 암 환자에 비해 약 40-75%까지 사망 위험도가 높았습니다. 폐암 환자만이 금연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암 환자에서 금연은 당연히 실천해야 하는 것입니다. 

보통 일반인에서 소량의 음주는 심혈관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음주와 암 위험은 직선적인 용량-반응 관계를 가집니다. 즉, 비음주자에 비해서 음주량이 커지면 커질수록 암 발생 위험도 증가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음주는 암 환자의 예후에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음주량이 많았던 두경부암, 간암 환자는 비음주 암환자에 비하여 사망률이 25-85%나 높았습니다. 음주와 관련이 적어 보이는 유방암 환자에서도, 하루 소주 반 잔 이상의 음주를 하는 경우 비음주 환자에 비해서 유방암의 재발위험도는 35%,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는 50%이상 높았습니다. 즉, 암 생존자는 되도록 금주 또는 절주가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만이 치료가 종료된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환자에서 예후나 2차 암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필자가 속한 연구팀에서도 비만(체질량지수 25이상)인 남성의 경우에서 일반인에서는 10만 명달 318.3명에서 암이 발생한 것에 비해, 암생존자에서는 이보다 23% 높은 10만 명당 381.9명의 연령표준화 암 발생률을 보였습니다. 특히, 고도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인 남성에서 정상체중군에 비해 일반인의 경우는 암 발생 위험도가 12% 증가한데 비해, 암 생존자에서는 40% 이상 2차 암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성은 대장암, 신장암, 간암, 임파종 등에서도 일관되게 보였습니다. 같은 비만도를 가지고 있을 때, 비만인 암생존자를 위한 맞춤 2차 암 검진 및 건강체중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3. 만성질환 관리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암 생존자는 정상혈압 암 환자에 비해서 사망 위험도가 20%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유방암 환자에서 흔히 사용되는 호르몬 치료제인 타목시펜이 고혈압과 동반되면 뇌졸중 위험도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당뇨가 암의 치료경과와 암환자의 생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바론 등(Barone et al.,2008)이 발표한 메타분석 논문에서도 당뇨병력이 있는 암환자는 사망위험도가 41% 높았습니다. 한국에서 시행한 한 연구에 의하면, 암 진단 전에 공복 시 혈당이 126mg/dL 이상이었던 암 환자는 정상 혈당인 환자에 비하여 사망 위험도가 38%나 높았습니다.

암 치료 과정에서 사용되는 항암제, 호르몬치료, 방사선치료는 심부전, 심허혈, 또는 고혈압을 유발하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으며, 체성분 변화와 인슐린 저항성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암 생존자들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를 동반하고 있을 때에는 일반인에 비해 부족하지 않도록 생활습과 개선을 포함한 적극적인 만성질환 관리가 필요합니다.

 

4. 예방접종

 

암 치료중이거나 치료가 종료된 경우에도 면역력이 저하돼 감염병에 취약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암 경험자는 연령과 상황에 적합한 성인예방접종을 의료진과 상의하여 맞아야 합니다. 또한 암 경험자는 매해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와 함께 폐렴구균, 대상포진,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등도 의료진과 상의하여 적합한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항암치료 과정 중에는 특히 면역력 저하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항암치료 전에 필요한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항체가 형성되는 데에는 2주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항암치료 시작일보다 2주 전에 미리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권유됩니다. 항암치료가 진행되는 경우나 면연억제제를 함께 투여하는 경우에는 대상포진 예방접종과 같은 생백신 예방접종은 맞으면 안 됩니다. 항암치료가 끝난 후 백혈구 수치가 정상화된 후에는 어느 시기라도 의료진과 상의하여 필요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암 경험자뿐만 아니라 가족도 함께 접종하면 감염병 예방에 더욱 도움이 됩니다.

 

암생존자는 2차 암 예방과 검진, 건강행태 개선, 만성질환 관리, 예방접종 등 다양한 건강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암환자들이 경험하는 건강문제를 파악하고 생애주기에 걸쳐 적절한 근거 중심의 장기 건강관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더 많은 역학연구가 수행되어야 할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국내외 근거들을 통해 임상현장에서 활용되는 1) 2차 암위험 및 검진, 2)건강행태 및 건강체중 관리, 3) 만성질환 관리 4) 예방접종의 4가지 건강관리 영역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많은 암 생존자들이 아직도 근거가 부족한 보완대체요법이나 건강기능식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더 많은 임상역학 연구를 통해 근거 중심의 암생존자 건강관리 서비스를 수립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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