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실제로 갑상선 암 수술을 2번 받고 방사선 항암 치료까지 마친 후 극심한 체력 저하를 경험했습니다. 항암치료 이후 몇 개월은 오래된 배터리를 오래 충전한다 해도 금방 없어지는 것처럼, 아무리 오래 자고 푹 쉬어도 반나절 지나면 하루가 다 지난 것처럼 피로하고 견딜 수 없는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치의 선생님께 갑상선 호르몬과 함께 처방받은 것이 셀레늄과 비타민 D가 포함된 싸이타민이라는 영양제였습니다. 영양제를 꾸준히 복용한 결과 수술 전의 85%까지는 체력 회복이 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건강할 때는 영양제를 먹으나 안 먹으나 별 차이를 못 느꼈는데 확실히 몸이 안 좋아진 이후로는 영양제의 효과를 더 잘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영양제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던 중에 비타민D와 항암 관련 정보가 있어서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1. 비타민 D의 발견
비타민 D는 다른 비타민들과는 다르게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피부에서 자외선을 통해 합성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비타민 D가 인간의 생존과 건강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간의 피부에 자외선이 비추어지는 경우, 비타민 D를 만들어내는 유전자가 진화 과정을 통해 발달되었습니다. 이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필수적인 영양소를 몸이 필요한 때에 자연스럽게 생성할 수 있도록 하는 진화적 적응의 결과입니다. 따라서 비타민 D는 단순한 비타민이 아니라 실제로는 호르몬에 더 가깝습니다. 이러한 진화적 적응은 우리가 외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생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메커니즘 중 하나입니다.
2. 비타민 D의 역할
비타민 D는 몸에서 뼈를 튼튼하게 만들고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장에서 칼슘의 흡수를 돕고 뼈의 형성을 촉진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신생아나 어린이는 구루병에 걸리는 위험이 높아지며, 성인은 골연화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구루병은 예전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 매우 흔한 병이었지만, 비타민 D를 인공적으로 합성하여 우유 등 식품에 첨가하기 시작함으로써 이 병이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대부분의 낙농업체들은 우유에 비타민 D를 첨가하여 판매합니다. 캐나다는 이를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유를 먹는 신생아에게 비타민 D는 매우 중요합니다. 모유는 영양이 풍부한 식품이지만 비타민 D 함량은 낮기 때문에, 모유를 먹이는 신생아는 일정량의 비타민 D 보충이 필요합니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모유 수유하는 신생아에게는 매일 400IU의 비타민 D 보충을 권장합니다. 이는 이유식을 시작할 때까지 지속되어야 합니다. 비타민 D는 노인들의 뼈 건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들도 적절한 양의 비타민 D 섭취를 통해 뼈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비타민 D= 면역 비타민
오늘날에는 비타민 D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 중 하나가 면역력 강화 효과 때문입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D는 각종 암을 예방하고 감기 및 독감과 같은 감염 질환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비타민 D를 면역 비타민 또는 항암 비타민이라고도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면역을 담당하는 다양한 백혈구에는 비타민 D 수용체가 있어 체내로 들어온 비타민 D를 흡수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백혈구는 비타민 D를 이용하여 체내 염증을 억제하고 바이러스 및 세균을 제거하는 면역 단백질을 생성합니다. 또한 비타민 D는 세포 분화를 촉진하여 암 발생을 억제하고, 노화 및 질병으로 쇠약해진 세포가 자연스럽게 사멸하도록 유도합니다.
비타민 D가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증거는 매우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1형 당뇨병의 경우, 일조량이 적은 핀란드는 일조량이 풍부한 베네수엘라에 비해 400배나 높습니다. 핀란드에서 출생 직후에 비타민 D를 투여한 신생아들은 비타민 D를 섭취하지 않은 신생아들보다 1형 당뇨 발생률이 90%나 낮았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비타민 D의 면역 조절 기능이 자가면역 질환인 1형 당뇨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 비타민 D= 항암 비타민
비타민D의 항암 작용이 알려진 것은 1980년대 고위도 지역에 사는 사람에게 대장암이 많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부터입니다. 위도가 높을수록 일조량이 적어 비타민D가 부족하기 쉽고 이로 인해 대장암과 유방암, 전립선암 등 각종 암이 많이 발생한다는 설명입니다. 이후 많은 연구를 통해 비타민D의 암예방 효과가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암이 생기는 것은 물론 암으로 죽을 확률(암 사망률)도 떨어뜨린다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대장암은 비타민D 혈중 농도와 반비례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비타민D가 2배 부족하면 대장암이 2배 많이 발생하는 식입니다. 이것은 비타민D와 대장암 발생이 단순히 통계적 연관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과관계가 있음을 강력하게 암시하는 것입니다.
5. 왜 한국인은 혈중 비타민D 농도가 낮을까?
비타민D는 현대 사람들이 주로 섭취하지 않는 영양소입니다. 대부분의 음식에는 비타민D가 풍부하지 않습니다. 파란 생선, 버섯, 우유, 버터, 달걀 등에는 약간 함유되어 있지만 양은 적습니다. 비타민D 함량이 가장 높은 식품은 간을 비롯한 동물 내장입니다. 원시인은 비타민D 결핍으로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햇볕을 많이 쬐며 동물을 사냥하여 내장을 통째로 먹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미용이나 피부암 우려로 인해 햇빛에 노출되기를 꺼립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비타민D를 생성하기 위해, 선크림을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주 2회 이상, 각각 20분 이상 햇빛을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이렇게 하면 약 200IU의 비타민D가 생성됩니다. 여름에는 너무 오랫동안 햇볕에 노출되는 것은 피부 건강에 해로우므로, 주 2~3회, 오전 11시 이전이나 오후 4시 이후에 햇빛을 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비타민D 결핍을 완전히 예방할 수 없습니다.
결론
요즘에는 자외선 차단 크림의 SPF가 높아지면서 피부에서 비타민 D 합성이 많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현대인들이 일상적으로 섭취하기 어려운 음식들로부터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버터와 유제품은 건강상의 이유로 삼가기도 하고, 등 푸른 생선의 경우 조리가 번거롭기 때문에 자주 먹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햇빛에 말린 표고버섯은 쉽게 구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현대인들이 권장량에 비해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영양제를 통해 비타민 D를 보충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 D는 비교적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영양제 중 하나이기 때문에 효과와 효능을 고려할 때 꼭 섭취해야 할 영양소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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