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 정보

한국의 간암의 특징 및 위험 요인

간암은 자궁경부암과 위암 등과 함께 대표적으로 감염병과 관련된 암종이며, B형 또는 C형 간염과 같은 바이러스성 간염의 기여울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한국에서는 간암 환자의 70%가 B형 간염바이러스(HBV)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HCV) 양성자로 알려져 있으며, 간염 양성률과 간암 발생률의 생태학적 연관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높은 간암 발생률은 높은 B형 간염 유병률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바이러스성 간염 이외에도 알코올 등에 의한 만성간염 및 간경변증,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아플라톡신, 기타 원인에 의한 간경변증 등이 간세포암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간암에서 간세포암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고 간세포암의 생존율은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B형 간염 예방접종과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제 등 간세포암의 1차 예방을 위해 활용 가능한 방법들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서 장기적으로는 감염에 의한 질병부담이 획기적으로 감소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간암의 발생률과 사망률

간암 발생률과 사망률은 국가의 인간개발지수(HDI) 국내총생산(GDP)등과 역상관을 보이는 등 저개발국가 또는 저소득국가에서 간암의 질병부담이 더 큰 것으로 보고됩니다. 세계적으로 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몽골입니다. 2008-2012년 5년 동안 간암의 연령표준화 발생률이 남자가 10만 명당 114.7명, 여자가 74.6명으로 남녀 모두에서 발생률 1위이며, 몽골 내에서 간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위암(48.8명)과 자궁경부암(24.6명)에 비해 2.4-3.0배 높은 발생률을 보였습니다. 2018년 간암의 연령표준화 사망률도 남자가 10만 명당 98.4명, 여자 56.8명으로, 간암 사망률 2위 국가인 이집트에 비해 2.0-3.4배 높았습니다. 몽골의 간암 사망은 전체 암 사망의 43% 수준입니다. 

한국은 'GLOBOCAN 2018'에서 추산한 연령표준화 발생률이 10만명당 17.3명으로 전체 185개 국가 중에서 10위였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간암 발생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전남과 경남으로 10만 명당 연령표준화 발생률이 각가 27.7명과 27명이었고, 가장 낮은 지역은 대전과 서울로 10만 명당 18.8명과 19.5명이었습니다. 이러한 지역 간 차이는 간염 양성률의 지역별 분포와 유사한 특성을 보이는데, 2017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간암 양성률아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4.7%)과 경남(4.4%), 가장 낮은 지역은 대전(1.9%)과 충남(2.5%), 인천(2.6%), 서울(2.9%) 순으로 간염 발생률과 유사한 지역 간 분포를 보였습니다.

 

간암은 발생률과 사망률에서 성별의 차이가 가장 큰 암종입니다. 'GLOBOCAN 2018'에서 추정한 남자의 간암 발생 건수는 약 60만명, 사망건수 55만 명인데 비해, 여자는 발생 24만 명과 사망 23만 명으로 발생과 사망 모두 남자가 여자에 비해 2배 이상 높았습니다. 한국에서는 2016년도 국가암등록통계 기준 1만 5771명의 간암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에서 남자가 1만 1774명, 여자가 3997명으로 남녀 성비는 2.9:1 수준이었습니다. 각종 바이러스성 간염의 유병률의 차이 이외에도 간섬유화의 진행을 억제하는 에스트로겐의 효과와 남성에서의 높은 테스토스테론 농도, 그리고 면역반응과 고위험음주율과 흡연율의 차이 등에 의해서도 간암 발생률 및 사망률의 성별 차이가 설명될 수 있습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간암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지만, 연령별 발생률의 양상은 약간씩 차이가 있습니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발생률이 낮은 국가들은 45세 이후부터 발생률 증가가 관찰되기 시작하는데 한국과 중국, 베트남처럼 발생률이 높은 국가들은 이보다 10년 정도 일찍 연령별 발생률의 증가가 시작된다. 간암 발생률이 높은 중국 치둥지역은 남자는 25세, 여자는 35세부터 발생률이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간암의 주요원인이 HBV인 국가(한국 등)들은 보통 주원인이 HCV인 국가들(일본 등)에 비해 연령별 발생률이 일찍 증가하는데, 이는 HCV가 주로 성인기 때 전파되고 HBV는 주로 출생 시에 수직감염을 통해 전파되는 특성과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HBV와 연관된 간암 환자의 진단연령은 평균 55세로 HCV 관련 감암이 더 흔한 나라들에 비해 연령별 발생률 곡선이 더 일찍 상승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간암의 생존율 

간세포암과 간내담관암 모두 진단 이후 1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가 드문 치명률이 매우 높은 암종입니다. 이 중 간암의 생존율에 영향을 주는 가장 강력한 요인은 병기와 간경변증 동반 유무, 간염 등 원질환의 종류, 그리고 연령 등입니다. 이 외에도 성별, 국가, 인종에 따른 생존율의 차이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간암의 위험요인

간세포암의 위험요인은 HBV/HCV에 의한 만성간염, 알코올 과다섭취, 흡연, 아플라톡신, 그리고 포르피린증, 혈색소증,윌슨병, 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 글리코겐축적병 등과 같은 비교적 드문 유전성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당뇨와 비만, 내당능장애, 대사증후군,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을 포함한 대사성 질환도 간암의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1988년 알코올은 간암의 위험요인으로 국제암연구소의 인체발암성 물질군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알코올의 체내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에 의한 발암 과정, 알코올성 간경변증, 그리고 바이러스성간염 환자들의 알코올 섭취 등의 다양한 기전을 통해 알코올은 간암 발생 과정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코올이 독립적인 간암의 발암인자인지 아닌지 간경변증이나 바이러스성감염의 동반인자에 해당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스웨덴의 한 전향적 연구에 의하면 간경변증을 동반한 알코올중독자의 간암 비교위험도는 22.4인 데 비해 간경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알코올중독자의 비교위험도는 2.4로 알코올중독과 간경변증이 간암 발생에 있어서 상호작용관계에 있음을 보고하였습니다.